1. 과외
과외를 다녀왔는데 수능이 열흘 남았다.
이해원을 풀더니 88점 근처로 진동을 하고 있어서 조금 씁쓸한 모양이었는데, 그래도 사설이라서 더러운거라고 신경쓰지 말라고 계속 말해주고 있긴 한다
저어번에 다른거 풀때는 100점도 한두번 나오더니 이해원은 좀 난이도가 있던 모양이다
문제들의 질이 다들 괜찮았는데, 특히 2변수 속에서 변수간의 관계를 찾아내는 문제가 많이 나오는데, 이것을 교육과정 속에 녹여내기 위해서 역함수의 미분법, 음함수의 미분법이라고 하는 등으로 포장하는 모양이다. 이런 문제들은 좋다고 생각한다.
가장 근본 없는 것은 수열문제인데, 가끔은 규칙이라고 하는 것도 딱히 없는 그저 노동 or 우연한 관계들 찾아내기 문제가 많은데... 이건 어떻게 하라고 할지 모르겠다.
가끔 과탐이나 수학에서 문자로 쓰기는 어렵지만 숫자로 대입하는게 더 편한 경우 쓰기 좋은 기법이 있는데, shooting method이다. (수치해석에서 경계값 문제 푸는데 많이 쓰인다. )
①12 ②14 ③16 ④18 ⑤20
대충 이런 선지가 나왔다고 하면, 문제상황에 14를 끼워넣어서 문제의 조건을 역추적해 들어간다.
만약 그렇게 해서 문제에 제시된 한 조건(예시: a-b=5)과 실제 값의 조건이 들어맞는다면, 그건 답이다.
그런데 만약 a-b가 8이 나왔다면, 엇나간 것이다.
그러면 문제상황에 18을 넣어서 역추적한다.
이렇게 해서 a-b가 4가 나왔다면, 답은 16일 가능성이 높다. (대체로 선형적인 추세를 보이는 변수관계를 묻는 경우)
물론 답으로 잘 수렴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배수성 등 대포-표적의 비례성과 관련없는 관계를 묻는 경우에는 얼토당토 않은 오류를 얻는다.
아무튼 이 녀석한테는 학교에서 사갔던 초콜릿과 볼펜/샤프 세트를 선물했다.
좋아했는데, 그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초콜릿은 학교 로고 등 이런저런 것들이 새겨진 것이고, 볼펜-샤프도 마찬가지이다
수능 시험장에는 저 볼펜-샤프 세트를 쓸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부적같은 느낌으로 주었다
또 아는 고3 수험생 애를 잠깐 밖으로 불러서 같은 내용의 선물을 전달했다.
(과외하는 애는 아니다. 가끔 이야기를 들어주긴 하지만 혼자서 잘 하는 것 같다.)
2. 외식
오늘은 외식을 했는데, 군대에서 휴가나온 애랑 이야기를 나누었다.
해양대 다니는 애랑 같이 - 그렇게 세명이 밥을 먹기로 했는데, 이상한 사감한테 잘못걸려서 뺑뺑이를 도는 모양이다. 다림질만 6시간을 했는데도 퇴짜를 맞고 거듭해서 청소를 하는 모양이다.
이상한 부조리들이 없어지면 좋겠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런 행위들에 합리화를 하고 추억으로 미화하는 사람이, 그 퇴폐한 악습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람이 계속 존재하는 이상 그들 공동체는 전혀 바뀌어나갈 일이 없을 것이다.
명륜진사갈비를 먹었는데 맛있었다.
또 무인카페를 아무데나 들어갔다.
군대 이야기만 주구장창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서 맞장구만 치고 왔다.
병역을 다른 방식으로 치른다는 것은 일반적인 병역을 치르는 사람과는 공감대가 줄어든다는 것인데,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서 드라마를 보든 영화를 보든 챙겨봐야 할 것 같다.
나는 나대로 특수한 사회에서 살아갈테니 그들과 어울리면 되는게 아닐까 - 하는 생각을 잠깐 해본다.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