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광복절이다.
의미있는 이 날을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이름있는 대중 언어학 채널 향문천의 영상이다. 1945년의 오늘 일자에 라디오로 전파된 전쟁종결을 표하는 옥음방송이다. 한번 청취해보니 실제로 저걸 실시간으로 들었던 사람도 저게 과연 무슨 말을 하는건지 잘 모를 것 같다.
위 세줄에 핵심 내용이 담겨있다. 그 외는 거의 체면차리려는 곁다리 문장들이다.
그래서 8.15 당일에 사람들이 식민치하에서 독립한 소식을 알지 못한 사람이 대다수였다는 것이 개연적으로도 보인다.
생각해보면 조금 우스운 상황이다.
2. 핵융합
- 더이상 강의를 듣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조금 해보았다.
- 토카막 내부에서 플라즈마 시스템이 유동하는 것은 꽤 단순한 시스템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시뮬레이션이 만들어지고있지 못하다. single particle movement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입자의 수효가 거의 헤아릴 수도 없을 뿐더러, 모든 입자가 서로와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하며, B field를 바꾸고 자신의 흐름 자체가 J가 되어 자기력을 받게 되는, 말할 수도 없이 복잡한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온전한 시뮬레이션은 불가능한 것이 되고 수많은 근사와 되도않는 가정을 사용한 rough한 이론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 더 나은 가정으로 특이한 현상들을 잘 설명한 이론이 또 추앙받고 주요 패러다임이 된다. '이 이론들은 모두 틀리다. 하지만 유용하다'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단순한 magnetohydrodynamic와 field의 상호작용만을 고려하면 되는 단순한 유체 시스템인데도 불구하고 그 현상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미궁에 빠지는데, 하물며 인체 대사 시스템은 어떠할까. 수많은 분자들이 상호작용하는 양상을 알아내고 순환 시스템에서 그것이 물질교환하는 기본 원리로 과연 상위 구조의 현상들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그것은 상당한 오만이라고 생각하며 극단적인 원리주의라고 생각한다. 거시적인 현상들은 더이상 기본 원리로 환원될 수 없게 되고, 혹은 그렇게 환원된 결과가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고 너무 복잡해서 아무 의미도 없는 진술이 되어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의학은 생리학 등 기초를 기반으로 해서 올라가는 원리 중심의 상향적 접근과, 대규모 임상 자료와 통계로 질병의 치료 방법론을 논하는 하향적인 접근이 있을 것인데, 이상적인 것은 두 루트가 서로 만나는 점을 찾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접점은 좀처럼 꾀하기 어려울 것이고, 어쩌면 앞으로도 각각 의학을 구성하는 겹치지 않는 분야로서 존재할지도 모르겠다.
- 분야를 볼 때 거시적인 구조에 집중하기로 하자. 원리들에 집중하기보다는 복잡한 것들이 모인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역학을 살피고 외워 머리 속에 하나의 체계를 잡는 것을 중심적으로 하는 것이 내 의학도로서의 바람직한 修學을 위한 길이 되겠다.
- 그래도 핵융합 강의는 끝까지 듣고 마무리할 생각이다.
3. 군대
친구놈 또 하나가 군대에 간다. 이틀 후이다.
한편 아침에는 다른 친구놈 하나가 곧 자대배치 받는다고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다들 떠나가는데 혼자 남겨진 것 같아서 최근 이런저런 感傷에 빠지는 것이다. 물론 학과 동기들은 남아있는 것이지만.
다들 고생하지 않는 곳으로 가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연락도 자주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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