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국어
오늘은 중국어 공부를 쉬어간다
소설이나 조금 끄적여볼 것이다
2. 과외 + 건강
애가 최근 조금 자신을 잃은 것 같기도 하다
공사를 지원했긴 했는데 아마도 점수대가 모두 70대 중반이었고
그렇게 총점은 220점대 중반이 나올 것 같다
뭐 작년과 비교했을 때 커트라인에 걸치는 간당간당한 수준이긴 하지만, 거기에 합격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6월 모의고사와 비교해서도 충분히 쉬운 시험이었는데도 잘 해내지 못한 것에 실망이 큰 것 같다.
뭔갈 열심히 하는데도 별로 이뤄낸게 없는 것 같다고 말하긴 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수험생 입장에서 이뤄낸다는건 수능 점수 말고는 없다
그래서 중간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수능만 잘 보면 되는 것이지만
갑작스러운 점수의 도약이라는 것은 본래 힘들기 때문에 걱정을 하는 것이다
또한 지금 이 친구는 무슨 값을 계산할 때 최적에 가까운 루트를 찾기보단 불필요한 걸음을 많이 걷는다
제한시간이 있는 수학 시험을 치를 때는 ─ 오랫동안 뇌절하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하는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논리가 완벽한 아름다운 풀이를 찾는다거나
가장 직관적이고 간단하고 출제자가 의도했을만한 풀이를 한참 고민하는 것은
시험 현장에서는 좋지 않은 태도 중 하나이다
그리고 특정 유형의 문제가 있으면 자신이 익숙한 방법으로만 고집하는 경우를 많이 봤는데
가령 복잡한 그래프를 합성하는 문제에서 오로지 식으로만 해결하려고 하거나
식의 도움 없이 개형만 그려 판단하려 하거나
증감표만 그려서 해결하려 하거나
아무 값이나 대입해서 푸는 방법을 쓰거나
하는 것이다
도형 문제의 경우 현란한 보조선을 여럿 그어서 논의영역을 확장시키는데, 대개 최선의 방법에서 멀어진 것이 많다
이 경우 자신의 방법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최적의 방안이 아닐 때 정체구간에 빠지기 쉽다
무엇보다 원론적으로는
optimization의 알고리즘은 data의 형태가 무엇이냐에 따라 그 성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A 알고리즘으로는 5step 이내로 최적화가 가능한 data가 B 알고리즘으로 2000step 이상의 정체구간에 빠지기도 하고
다른 data에 대해서는 A 알고리즘이 무한 순환에 빠지지만 B 알고리즘은 20step 이내로 최적화되기도 한다
자신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빨리 알아차리는 것은 사람에게 필수적인 능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가지 방법으로만 특히 쉽게 풀리는 문제는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촉을 평가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명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다
손을 쓰던 중 뇌절이라고 생각된다면 빠르게 빠져나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얘는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녀석은 다른 문제점도 있는데 뇌피셜을 자주 쓴다
딱히 여러 문제들에 대해 엄밀하게 접근하려는 생각은 안하는 것 같다
(삼각함수 극한의 근사 등도 보통의 경우라면 차수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그 풀이를 권장하겠지만, 이렇게 마음대로 조건들을 해석하길 좋아하는 아이들의 경우 그닥 권장할만하지 못하다. 아무렇게나 상상의 나래를 펴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근사로 푸려고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불행 중 다행으로 최근에 푸는 것들을 보면 이쪽은 꽤 숙달된 것 같다)
뇌피셜을 써도 되는 곳은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들뿐이라고 여러번 말하기는 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저게 직각일 것 같다고 해서 직각을 표시하는 등의 일이 많은데 몹시 좋지 않은 태도이다
내가 지켜볼 때 그런 뇌피셜 중 실제로 옳게 맞아 떨어지는 것은 몹시 드물었다
아무렇게나 하려고 해도 촉이 좋은 사람은 이치에 맞게 찍는 것을 잘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는데, 이 경우는 조금 더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석에 가까운 길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 친구도 최근 비염이 꽤 심한 것 같다
나도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는 비염 증상이 매우 심했다
특히 환절기 때 가장 심했는데, 1학기 기말고사 기간과, 2학기 기말고사 기간이 가장 고생할 때였다
꽤 특이하다
이쪽 기관에 이상이 많아서 콧물이 가득 차 흘러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시험공부할 때나 실제 시험장에서나 집중력을 흐트러트리는 경우가 많았다
책상 위에 항상 휴지를 놓고 3분에 한번 꼴로 코를 풀거나 코를 막은 휴지를 갈아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어떻게든 그 상태로 공부를 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최적의 상태는 아니었다
의식중에든 무의식중에든 50%정도의 신경은 코로 쏠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흡기계가 멀쩡한 친구들이 부러웠던 것이지만
주변 열심히 하던 친구들 사이에 코가 좋지 않은 것은 이따금 있는 흔한 일이었고
내가 무엇을 앓든 공부를 안하는 것이나 성과가 좋지 않은 것에 아무 변명이 되지 못한다는 점은 대충은 알고 있었다
어떻게든 나의 실패 원인을 내 자유의지의 극복 가능 영역 바깥으로 돌려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는
그런 편한 병은 아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그 마이너스 요인이 나의 하는 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그저 나아갔던 것인데
내년부터는 그때와 공부 강도가 비슷할 것이니 올해 안으로 수술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조금 해보고 있다
그래서 최근까지 나와 계속 함께 하게 되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어떻게든 내 삶의 일부가 될 병이지만
하지만 그래도 이런 아픈 것이 내 삶에 도움이 된 일이 있다고 한다면
학교에서 이런저런 자금을 모으기 위해 모든 학생에게 강제로 듣게 했던 방과후 수업을 쉬고 병원에 갈 구실이 되었고
또한 그만 짐 싸서 나온다고 하면 선생님들에게 찍혀서 입시에 큰 악영향이 되는 것으로 인질로 잡혀있던 기숙사에서
병가로 이따금 며칠간 집에서 편하게 왕래할 수 있는 구실이 충분히 되어주었다는 점이다
몸이 편했다면 이런 부분에서 혜택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병원에는 자주 오고가는 편이었다
감기에 드는 일이 매우 많았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학교에서 잠깐이라도 나오고 싶어서 심리적인 원인으로 아픈 것인지, 정말로 아팠던 것인진 모르겠다
하지만 자주 아파 누워앓던 점은 한편으로 나의 삶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적어도 이 점은 내가 인간관계로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던 학교라는 공간에서 잠시 벗어나
잠시 바깥 공기를 쐬거나 집에 들러 쉴 수 있어야 하는 이유를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었다
물론 이 점 또한 내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잘 설명해주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튼 지금의 삶은 그때와 비교하여 아주 편안한 것인데
비염 또한 거의 앓고 있지 않고(다만 공부를 많이 하게 되는 시험기간이나 가끔 책을 많이 보는 날에는 조금씩 아프다)
감기도 걸리지 않은지가 오래이다
힘은 넘치면 넘쳤지 몸살로 앓거나 하는 일은 없다
3. 입시 컨텐츠
요새 위에서 말한 애의 컨텐츠를 고민하고 있는데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자료들을 이따금 찾아보고 있는 것이다
과탐을 생물 1 지구 1으로 한다고 하는 것인데 잘 하고 있으려나는 모르겠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국영수 못지 않게 과학에는 수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것인데
최근에는 서류 관리하고 국영수 공부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써버리는 모양이다
나는 괜한 불리한 과목을 선택했었기 때문에 그것에 거의 30%의 시간을 거기에 쏟았던 것 같다
이제 이틀이면 곧 수능 100일이 된다
그 녀석은 앞으로 과목을 바꾸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 새 개념을 공부하고 시작하는 것은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
얼마나 알고있느냐의 싸움이라기보다는
얼마나 주어진 패러다임 내에서 복잡한 퍼즐을 능숙히 푸느냐의 싸움이다
결국은 개념이 아니라 '기술-technique'이 중요한 것이다
이것은 벼락치기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경험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것은 대학 입시에서는 비단 과학뿐만이 아니라 모든 교과에 적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기본기를 다진다고 개념서와 교과서만 열심히 읽으면서
수많은 문제풀이 경험을 쌓는 일을 게을리 하는 수험생을 매우 우습게 여긴다
사이클 대회에 나가는 사람이 자전거 위에는 오르지 않고 하루종일 스쿼트만 하는 꼴이다
설령 근육량이 부족하다 해도 자전거 위에서 키워야 하는 것이다
시간이 그래도 모자라다
개념을 몰라서 능숙히 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베이스가 없어서 능숙히 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능숙하게 풀만한 경험이 부족해서 능숙히 풀지 못하는 것이다
한편 교과 시험에서의 '베이스' 자체가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풀이 기술'을 의미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물리와 화학 등지에서 이 현상은 아주 심하다
어떤 알고리즘으로 5분이 걸리는 것이 다른 알고리즘으로 5초가 걸리는 것이다
경험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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