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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 이해하다/옛 일본어

ハ行転呼 ─ 일본어 조사 は, へ를 [ワ], [エ]로 읽는 이유

by 천매 2021. 9. 21.

これパンです에서

は를 /わ/[wa]로 읽어야 한다는 점은

일본어 학습자는 입문 시기부터 배우지만 딱히 궁금하지 않아할만한 사실 ㅋㅋㅋ

 

아래 짤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그 이유에 관한 답을 적어봄

문제의 요지 : 일본어 역사상, 가령 川(시냇물)는 「かは」였다가 「かわ」로 쓰게 되는 등 ha행이 wa행으로 옮겨가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어째서 옛날 글 중에 <요즘 사람들이 시냇물을 kaha라고 읽지 않고 kawa라고 읽는 것이 참 듣기 싫다.>와 같은 비판의 글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가? 그 이유를 논하라. 

위 짤에서 학생이 쓴 답 : 옛날 사람들은 그런거에 딱히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1. ハ行転呼('하'행 전호)란?

川는 오늘날에는 かわ라고 쓰지만, 옛날에는 かは로 썼다. 

恋는 오늘날에는 こい라고 쓰지만, 옛날에는 こひ로 썼다. 

 

공통적으로 はひふへほ에 해당하는 ハ[ha]행의 발음이 다른 행으로 옮겨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わ(いうえ)を에 해당하는 ワ[wa]행으로 옮겨간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와 같이 ハ[ha]행에서 ワ[wa]행으로 옮겨간 변화를 ハ行転呼라고 한다. 

 

실제로 ハ행은 시대에 따라 발음을 달리해왔다. 

 

이 과정에 대한 가장 유력한 가설 중 하나를 제시한다. 

특히 조사 「は」와 「へ」의 발음을 중심으로 과정을 기술한다. 

 

 

 

2. 무성 양순 파열음 p (~6c)

아스카 시대부터 나라 시대 전(6세기 말까지)까지, ハ행의 앞소리는 p로 발음되어왔다. 

( pa, apa를 차례대로 발음한 것 )

 

다른 말로 하면, ハ행은 당시에 지금의 パ행에 해당하는 소리값을 가졌다. 

그렇기에 川는 [かぱ]로 읽었고 花는 [ぱな]로 읽었다. 

 

 

 

3. 무성 양순 접근음 ɸ (7~9c)

나라 시대부터 헤이안 시대 초기(7~9세기)까지, ハ행의 앞소리는 ɸ로 발음되어왔다. 

( ɸa, aɸa를 차례대로 발음한 것 )

 

이 소리는 양 입술을 가까이 하고 입술 사이 공간을 강하게 마찰해서 발생하는 음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이 소리를 ファ、フィ、フ、フェ、フォ라고 표기한다. 

그렇기에 川는 [かふぁ]로 읽었고 花는 [ふぁな]로 읽었다. 

 

 

4. 어두 이외에 발현한 유성 연구개 접근음 ɰ (9~12c) 

헤이안 시대(9~12세기)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 음운변동이 있는데 

ハ행이 어두에 있을 때는 그대로 ɸ로 발음되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앞소리가 ɰ의 음가를 가지게 되었다. 

( ɰa, aɰa를 차례대로 발음한 것 )

 

이 소리는 혀와 여린입천장 사이에서 큰 공간을 두고 공기가 진동하는 소리로, 여담으로 한국어 모음 중 /ㅢ/에 붙어있는 반모음이 이 음가를 가진다는 설이 있다. 

한편 일본에서는 이 소리가 ワ행에 대응되는 것으로 본다.

(실제로 현대 일본어의 ワ행 앞소리는 양순-연구개 접근음에 가깝지만...)

 

그렇기에

ハ행이 어두에 있는 花는 여전히 ɸ로 발음하여 [ふぁな]로 읽었지만

ハ행이 어두가 아닌 곳에 있는 川는 ɰ로 발음하여 [か]로 읽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조사(助詞)의 독립적인 성격이 강했고, 개별 단어 취급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조사 「は」와 「へ」는 ハ행이 어두에 있는 단어로 취급되어 여전히 [ファ]와 [フェ]로 읽었다

 

 

5. 조사 「は」와 「へ」의 지위 변화 (12~16c)

카마쿠라 시대와 무로마치 시대(12~16세기)를 거치며, 조사의 독립적인 성격이 사라지기 시작하였고, 온전한 단어가 아닌 부속적인 단어로 지위가 바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사 「は」와 「へ」는 ハ행이 단어 마지막에 있는 성분으로 취급되어 [ワ]와 [ウェ(we)]로 읽었다.

 

한편 ワ행의 「ウィ(wi)」와 「ウェ(we)」의 발음이 「イ(i)」와 「イェ(ye)」로 변화하였다. 

 

그렇기에

花は는 [ふぁなわ]로 읽었고

川へ는 [かわいぇ]로 읽었다

(여담으로 일본어로 예스러운 노래를 부를 때 へ를 ye로 읽는 이유는 이때문이다.)

 

 

6. ハ행과 ワ행의 자리잡기(17~19c)

에도 시대(17~19세기)에 이르러 ハ행과 ワ행의 음가가 최종적으로 자리잡았다. 

ハ행의 첫머리는 현대 일본어와 같이 [h] 읽게 되었고, (현대 일본어의 ハ행 음가와 동일하다)

ワ행은 현대 일본어의 わいうえを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조사 へ를 イェ로 읽던 것을 エ로 일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날과 같이 

花は는 [はなわ]로 읽었고

川へ는 [かわえ]로 읽게 되었다. 

 

 

7. 현대 가나 표기법 공포 이후(~현재)

제2차 세계대전 후에 현대 가나 표기법이 공포되었는데, ハ행 전호에 관한 조항도 있었다. 

바로, 예전까지 발음은 ワ행으로 하지만 표기는 ハ행으로 하던 것을 모두 ワ행으로 표기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조사 「は」와 「へ」는 (그리고 발음이 [オ]로 바뀐 「を」도 마찬가지로) 평상시 사용 빈도가 매우 잦은 표현이기 때문에,

만일 실제 발음을 따른다고 해서 함부로 표기를 바꾸면 당시 일본어 사용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으므로 

조사 셋(「は」, 「へ」 그리고 「を」)만 발음에 맞지 않더라도 이전의 표기를 고수하기로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花は는 /はなは/로 표기하고 [はなわ]로 읽고 있으며

川へ는 /かはへ/가 아닌 /かわへ/로 표기하고 [かわえ]로 읽고 있다. 

 


더 알고싶으신 분들은 일본어학 서적 등에서 ㅍ를 찾아보시면 좋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oyLwR6dyW8 

괜찮은 추가 자료 1

 

https://youtu.be/w3mJPs5TYo8

괜찮은 추가 자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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