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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瞰] 내다보다/세상의 이야기

불편은 나의 몫

by 천매 2021. 7. 27.

알고리즘 타고 가다가 봤는데 댓글들 내용이 하나같다

다른 반응들도 많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아래 영상의 아시안 차별 여부에 관한 말들... 

 

 

 

https://youtu.be/B1QJpdJJYvM

원본 일부 발췌한 영상

 

https://youtu.be/qGk4E9ss95s

더 그럴듯한 중국어 노래 덧씌운 것

 


'나는 아시안인데 딱히 이런 영상에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어요... 오히려 그런걸 지적하는 사람이 불편해요'

 

인간은 보편적으로 아무 조건 없이 지켜야할만한 윤리규범이 있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친다거나, 하는 것은 매우 불편한, 불편함을 넘어 경멸의 대상으로 여긴다. 

 

이것이 우리들이 그런 행동들을 강하게 규제하도록 하는 원천이 되지 않을까. 

 

다만 이 '불편함'이 조금 더 마이너한 범위까지 확장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조금 피곤해진다. 

 

정치적인 올바름(PC)이 성행할 때 자주 발생하는 또다른 불편함이 위와 같은 것들이다.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을 지도 모르는 컨텐츠'의 대상인 자신은 불편하지 않은데,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해준다. 

 

다른 사람들의 불편은, 그 불편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나의 몫으로 치는 사람들이다. 

 

이것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소수자들을 위해서는 좋을 수도 있지만, 이게 항상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전달하는 어떤 내용이 특정 사람에게 차별적인지, 그리고 불쾌감을 주는지 결정할만한 요인은 뭐가 있을까. 

 

개개인의 감상이 모두 다르다면 ─ 그래서 저 장면에 웃는 아시안이 있고 웃지 못하는 아시안이 있다면 ─ 혹은 그런 가능세계가 예상된다면 최대한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하지 않는 방향으로 의사를 전달해야 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 표현도 불편하고 저 표현도 불편하게 되는 ─ 계속된 표현의 규제를 받게 되는 세상은 무슨 재미가 있을까 

 

대개 상식의 범위 내에서, 그리고 발화 맥락에서 청자의 특성을 명확히 파악하고 의미를 전달해야 하는 것이겠지만, 자신이 하는 말이 이곳 저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는, 한번 말하면 그것이 영원히 인터넷에 남아 모두가 그 발화 내용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세상에서는, 그 고려해야 할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 

 

답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문제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로 인해 상처를 입게 되는 일은 막아야만 한다. 

 

하지만 온갖, 제각각 서로 다른 불편함의 척도를 가진 개개인을 위해 모든 사람들이 입막음을 당해야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 또한 서로가 자신의 신념이 옳다고 세력싸움하는 형태로, 이렇게 남 대신 불편해해주는 것은 우리 세계 문화에 영구적으로 남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평등하다는 논리가 꽤나 자리잡은 지금 세태를 볼 때 ─ 이 변화는 비가역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있을지 모를 소수자의 불편을 위한 축과, 규제받지 않는 의사표현을 위한 축 사이에서의 불안정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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