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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樂] 즐기다/문학

작품의 매체가 되는 언어에 대해

by 천매 2021. 7. 28.

국문 작품들을 읽을 때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대개 외국 작품을 읽을 때 고민하게 되는 점이 있다. 

이 작품을 원문 그대로 읽어볼까, 아니면 번역본으로 읽을까... 

 

설령 나의 영어와 일본어 정도의 능력과 같이 ─ 문해력이 충분히 된다고 해도, 문학작품을 그 언어로 감상하는 것은 조금 꺼려지는 것이 있다. 

작품을 받아들이는 것은 일종의 예술을 감상하는 것인데, 오히려 그것이 나의 감상의 질을 떨어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세계의 한계를 규정한다. 

언어활동의 수용자가 가진 언어능력의 한계는, 언어를 매체로 하는 작품을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한계짓는다. 

언어활동의 생산자가 가진 언어능력의 한계는, 언어매체로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의 범위를 한계짓는다. 

 

물론 그 향유 과정에서 언어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원래의 언어로 즐기는 것이 더 나은 경우도 있다. 

(줄글이 너무 많지는 않은) 게임 등의 경우가 그러하다. 

게임과 같은 경우는 적당히 빠른 문해능력만 있다면 번역된 것보다 원문으로써 훨씬 더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소설, 영화, 혹은 기타 문학작품 등의 경우에서 수용자의 언어능력의 부족은 감상과 상상의 즐거움을 현저히 낮추는 일을 만들어버리기도 한다... 

 

나는 한국어로 쓰인 소설은 : 400p정도 되는 것은 조금 평범한 속도로 읽으면 4~5시간정도에 읽을 수 있다. 

다만 영어로 쓰인 소설은 한시간에 50p를 넘기기는 조금 힘들긴 하다. 

또 일본어로 쓰인 소설은 한시간에 40p를 넘기기 힘들었다. 

아무튼 이래저래 심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 같다. 

(중문 소설은 한시간에 5p정도는 읽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영어가 읽는 속도가 빠르긴 한데, 모르는 단어의 빈도나 글의 이해 정도를 고려할 때 일본어쪽이 훨씬 더 나은 것 같다.)

 

무엇보다 모국어에 비해 현저히 적게 접하는 언어를 많이 읽어나가는 일은 정신적으로 소모가 큰 일이다.

 

그래서 작품을 선택할 때 어떤 언어로 즐길지는 매우 큰 고민거리이다. 

 

 

사실 다름아니라 최근 애니메이션 정령환상기를 매우 재미있게 보고있어서 라노벨을 읽으려고 하는데, 이걸 한국어로 읽을지 일본어로 읽을지 한참 고민하던 찰나였다. 

돈이 우선

 

 

물론 아마존이나 야후에서 사는 것이 한권당 4000원꼴로 더 저렴하고 교보문고가 더 비싸긴 하지만, 일단 포인트가 7만원정도 쌓여있으니 국문 번역본으로 읽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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