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농담, 이문재
내게는 ─ 나름대로 정말 강하거나 진짜 외로울 사람일 나에게는 시인이 나더러 가볍게 타이르는 글로 읽힌다.
사람들 중에는 주변 관계가 짙은 사람이 있을 것이고 얕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濃
열렬히 누군가를 사랑하며, 또한 그 관계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 그런 사람들은 사랑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淡
한편 다른 사람들에 구애받지 않고 홀로 있는 것을 즐기는 그런 사람이 있다.
- 그런 사람은 필연코 강인한, 속으로 자신을 채찍질하는 사람이거나 이루 말할 수 없이 외로운 사람일 것이다.
종소리를 멀리 보내기 위해 종은 더 아파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더 아파야만 하는 것 같다. 나의 존재를 더 드러내고,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하기 위해서는.
그 아픔의 과정은 바로 다른 사람들과 얽히며, 사랑하는 ─ 그러면서 애태우는 과정을 말하는 것일까.
하지만 弄談이라는 것은, 화자는 이 말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일까.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것은 어떤 과정일까 ─
마냥 아름다운 것들과 함께 할 때 떠오르기만 하는 편한 관계는 아닐 것이다. 수많은 갈등도 수반하겠지
하지만 그것이 쓰라린 과정일지라도 ─ 어쩌면 나를 더욱 나로 있게 해줄 수 있는 과정은 아닐까.
물론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지금 뜻을 둔 곳에 집중하고 장기적으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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