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비슷한 느낌의 영상을 많이 보는데, 정말 내가 복에 겨워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겠다.
내가 에어컨 바람을 쐬고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이 무더운 여름에 춥게 보내고 ─
아침 점심 저녁 세끼 모두 잘 먹어놓고 치킨을 야식으로 먹지 않아 아쉬워하는 이런 때
지금 정 반대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해본다
서울에 집도 없고 부모가 부자가 아니라 적당히만 늘 살아가는 것이 불행이라 생각했던 ─
그런 나의 오만함을 돌이켜본다
언젠가의 문학 선생님은 나에게 언제나 세상 곳곳에 있는 '작은 소리'들을 잘 들으라고 했다.
찬란한 도시의 불빛에 묻혀 제 목소리 내지 못하는 그런 약한 '풀벌레'들의 소리를 귀기울이라 하셨다.
그런 작은 목소리들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감쌀 수 있는 지성인이 되라고 하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이런 것들로부터는 시선을 멀리하고 나 자신의 이익을 더 돌아보는 사람이 되고 있는게 아닐까.
조금은 부끄러워진다.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김기택 텔레비전을 끄자 풀벌레 소리 어둠과 함께 방 안 가득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들으니 벌레 소리들 환하다 별빛이 묻어 더 낭랑하다 귀뚜라미나 여치 같은 큰 울음 사이에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 소리도 있다 그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한다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드나드는 까맣고 좁은 통로들을 생각한다 그 통로의 끝에 두근거리며 매달린 여린 마음들을 생각한다 발뒤꿈치처럼 두꺼운 내 귀에 부딪쳤다가 되돌아간 소리들을 생각한다 브라운관이 뿜어낸 현란한 빛이 내 눈과 귀를 두껍게 채우는 동안 그 울음소리들은 수없이 나에게 왔다가 너무 단단한 벽에 놀라 되돌아갔을 것이다 하루살이들처럼 전등에 부딪쳤다가 바닥에 새카맣게 떨어졌을 것이다 크게 밤공기를 들이쉬니 허파 속으로 그 소리들이 들어온다 허파도 별빛이 묻어 조금은 환해진다 출처: https://poetryreader.tistory.com/entry/풀벌레들의-작은-귀를-생각함-김기택 [시 읽어주는 남자] |
크게 밤공기를 들이쉬니
허파 속으로 그 소리들이 들어온다
허파도 별빛이 묻어 조금은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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