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은척하며 살고있지만 사실은 삶이 버겁고
겉으로는 웃고있지만 속으로는 늘 울고있는
옛과거의 나쁜 기억에서 발목을 잡혀
매일매일 괴로워 신음하고 있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싶다고 생각하는
너에게
그렇게 특별하다 믿었던 자신이
평범은 커녕 아예 무능력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고
쳐다보는것만으로도 설레이던 이성으로부터
지루함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분신인듯 잘 맞던 친구로부터
정이 뚝 떨어지는 순간이 있고
소름돋던 노래가 지겨워지는 순간이 있고
자기가 사랑하는 모든것이
그저 짝사랑에 불과하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다
삶에 대한 욕망이나 야망따위가
시들어 버리는 순간이 있는가하면
삶이 치명적일 정도로
무의미하게 다가오는 순간 또한 있다
우리는 여지껏 느꼈던
평생 간직하고 싶던 그 감정은 무시한채
영원할 것 같이 아름답고 순수하던 감정이 다 타버려
날아가는 순간에만 매달려 절망에 빠지곤한다
순간은 지나가도록 약속되어 있고
지나간 모든것은 잊혀지게 마련이다
어차피 잊혀질 모든 만사를 얹고
왜 굳이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며 사냐는게 아니다
어차피 잊혀질테니, 절망하지 말라는거다
겁내지마라.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다
기죽지마라. 끝난것은 아무것도 없다
걱정하지마라. 아무에게도 뒤쳐지지 않는다
슬퍼하지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조급해하지마라. 멈추기엔 너무 이르다
울지마라 너는 아직 어리다
-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사실은 삶이 버거운 너에게,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
독자를 달래는 듯한 산문풍의 직설적이면서도 부드러운 시.
다만 신기한 점은 이 詩作의 원문을 찾으려 했을 때, 어떻게 해도 단서가 보이지를 않았다.
인터넷에 이 시가 떠돌고 있는 곳은 많지만, 막연히 하루키의 작품이라는 것과 anan誌 연재분이라는 단서뿐이었다.
또한 적당한 구문들을 일어로 번역해서 돌려보았지만 역시 비슷한 시를 찾게 되는 일도 없었다.
좋은 글이긴 하지만 어쩌면 그 원문의 출처를 한번씩 의심해볼만한 것 같다.
혹 적당한 사람이 아무 시나 써두고 그것을 하루키의 이름을 빌려 인터넷에 올린건 아닐까...
아무튼 이런 느낌의 시는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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